서울에 처음 진출한 중국 로펌
중국 가려면 상표·특허등록부터
- 이진영 기자
- 입력 2025.04.16 05:10

중국 로펌 최초로 한국에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를 설립한 ‘선구자’적 로펌이 있다. 아직 한국 법조에서 익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조용히 존재감을 키우는 로펌, 리팡(Lifang & Partners)이 주인공이다. 리팡은 2002년 중국 베이징에서 시작했다. 현재는 상하이, 광저우, 삼전, 무한, 서울 등지에 지사 또는 연락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설립 후 독점금지, 국제무역, 외국인투자 등 분야에서 전문 역량을 키워 왔다. 중국의 부정경쟁방지법은 공정거래와 지식재산권을 모두 다루는데, 리팡은 이 중에서도 지식재산권 관련된 부정경쟁 사건을 주로 다루고 지식재산권(IP) 분쟁 대응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리팡 서울사무소는 한영호 대표가 이끈다. 한 대표는 조선족 출신의 중국 변호사다. 특허, 상표, 부정경쟁, 국제무역 분야의 전문가다. 일본계 로펌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고 리팡의 중국 본사에서 시니어 파트너에까지 올랐다.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중국 로펌의 한국 진출이 가능해졌다. 리팡은 2018년 5월 법무부 인허가를 받아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로 등록됐다. 한 대표는 이 제도를 통해 등록된 첫 중국법자문사다.

– 한국에 진출한 중국 최초 로펌이다
서울 진출은 리팡 본사의 결정이 아니라 제 개인적인 결단이었다. 북경에서 20년, 동경에서 5년 정도를 살면서 세 도시를 비교해 본 결과, 서울의 삶의 질이나 업무 환경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본사를 설득해 서울사무소를 개소했다. 초기 전략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었다. 서울에 먼저 진입한 뒤 현지 시장을 체험하며 사무소 운영 방향을 설정했다. 인력 구성과 조직 운영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지금은 직영 체제를 기반으로 안정된 운영이 가능하다.
– 리팡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인가
리팡의 핵심 경쟁력은 지식재산권 분쟁 해결 능력이다. 2002년 설립 이후 지재권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룬 로펌으로 중국 내에서도 특허, 상표, 저작권, 부정경쟁 분야에서 국제 평가 기관들로부터 지속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표준특허(Standard Essential Patent, SEP)와 관련된 독점금지 사안까지 통합적으로 자문할 수 있다.
– 한국과 중국에서 동일 특허에 대해 판결이 다르게 나오기도 한다
그렇다. 특허는 국가별 독립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동일한 기술을 바탕으로 등록된 ‘패밀리 특허’라도 각국의 심사 기준, 법체계, 재판관의 해석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실제 한국에서는 패소, 중국에서는 승소라는 상반된 판단이 내려진 사례가 있었다. 다국적 기업이 특허 분쟁에 대응할 때는 해당 국가의 제도적 특성과 판례 분석을 병행해야 한다. 각국 로펌과의 긴밀한 협업 체계가 필수적이다.
– 한국 기업들이 중국 진출 시 가장 많이 겪는 법률적 문제는 무엇인가
상표권 미등록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선출원주의 국가다. 먼저 등록한 자가 권리를 가진다는 뜻이다. 중국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상표와 특허 등록을 미리 완료해 두는 게 매우 중요하다. 늦게 등록하거나 방치하면 수백만 원짜리 상표가 수억 원짜리 문제가 될 수 있다.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법적 검토 없이 인터넷 계약서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경우 분쟁 발생 시 소송에서 패소할 소지가 크다. 계약서 검토만으로도 상당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 중국 경기 침체와 통상 갈등 심화로 한국 기업의 중국 철수 움직임이 있다
중국 경제가 당장은 어렵지만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의 내수 시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중국은 자생력도 강한 나라다. 최근 일부 기업이 간첩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중국 내 규제에 부담을 느껴 철수하거나 동남아로 이전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렇지만 무작정 떠나기보다는 ‘한 발은 담가두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아예 접기보다는 언제든 기회를 다시 잡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교두보는 유지해 두기를 권한다.
–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들과도 무역 마찰을 일으키는 고립주의적 기조를 취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최근 무비자 정책 확대 등 외교적으로 개방된 태도를 취하며 유럽, 한국, 일본 등 주변국들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모순되게도 트럼프 대통령의 쇄국적인 태도가 오히려 중국의 대외 이미지를 완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같은 국제관계의 반전은 향후 중국의 외교 전략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 리팡 서울사무소의 목표는 무엇인가
양적 확장보다 질적 전문성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지식재산권 분쟁에서 “리팡은 믿고 맡길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 특히 중소기업을 포함해 도움이 필요한 기업 고객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역량과 체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고자 한다.
출처.법인명: (주)법률신문사
